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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웃다가 기절할 수 있는 국민연극 ‘라이어I’

올해 초 우연한 기회에 라이어 3탄을 보고서 맘껏 웃어본 적이 있었다. 비록 시리즈물은 아니지만 ‘라이어 1탄, 2탄’도 함께 보고 싶어 일정을 조율하고 있던 중 마침 해외에서 귀국한 아들과 ‘라이어 1탄’을 보기 위해 KNN시어터를 찾았다.

‘라이어 3탄’을 볼 적에도 내용 자체를 모르고 가서 엄청 웃었지만, 라이어 1탄도 사실 전체적인 흐름을 알지 못하고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웃기로 하고 간 것이었다. 역시 ‘라이어 1탄’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양껏 웃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혹여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서 공연 1시간 전에 도착을 했다. 이른 시간인지 대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앞쪽의 네 번째 줄 중앙 좌석으로 지정을 받았다. 일찍 온 보람이 있었다. 승용차를 가지고 갔었는데 연극 관람자에게는 주차를 4시간 무료로 해준다고 했다. 멋지다.

대기시간 중에 라이어 1탄의 팸플릿으로 공연의 대강을 알 수 있었지만 뭔가 부족한 듯 다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와! 놀랍다. 이 공연이 1998년 1월 2일 초연 이후 21년째 쉬지 않고 37000회의 공연을 돌파해 대한민국 최장기 및 최다 공연의 기록을 수립했다고 한다. 또한 누적관객 수가 전국 53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서울의 대학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라이어’는 이제 지방에까지 섭렵하고 있다. 연극 ‘라이어’의 원제는 'Run for your wife'로 영국의 인기 극작가 겸 연출가 레이 쿠니(Ray cooney)의 대표작이라고 했다. 속고 속이는 거짓과 진실이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상황을 코믹하게 전개해낸 ‘라이어’ 연극은 희극의 걸작으로 재치 있는 대사와 스피디한 전개는 작금의 시대적인 해학을 담은 블랙 코미디라 할 것이다.

라이어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니 언론사의 이 연극에 대한 극찬 멘트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연극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다 △청량제 같은 웃음으로 감동을 준다 △숨 돌릴 틈 없는 빠른 전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 △진실과 거짓이 숨 막히는 반전을 거듭하면서 세상사를 맘껏 비웃는다. △웃음이 이유를 찾기 위해 애쓴다면 그것은 라이어에 대한 기본 예의가 아니다

공연 15분 전부터 관람객의 입장이 시작됐다. 공연 시작 전 직원분이 나와서 공연 중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공연이 시작된 후 퇴장하게 되면 재입장이 불가함과 물외에는 일체의 음식류를 지참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공연이 시작되면 사진촬영이 안되며 공연 후 출연배우들과 기념촬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연극 ‘라이어 1탄’의 대강은 이렇다.

평범한 택시기사 존 스미스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2명의 부인 메리와 바바라를 두고 철저한 이중생활을 하는 내용으로 거짓말에 또 다른 거짓말로 속고 속이는 인간사를 통쾌하게 풀어내는 내용으로 전체적인 흐름은 ‘마음 약한 한 남자의 엉뚱한 거짓말로 인해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기막힌 해프닝’이라고 한다.

윔블던에는 의상과 말투 등으로서도 현모양처의 느낌이 확연히 드러나는 메리, 스트리트햄에는 아름다운 맵시와 현대적 여인의 성격이 본처 메리와는 상반된 느낌으로 다가오는 섹시한 팔방미인 바바라, 사랑하는 두 여인을 두고 정확한 스케줄에 맞춰 양쪽을 오가며 바쁘게 생활하는 택시운전사 존 스미스는 두 집 살림으로 두 여인을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암호 수첩까지 갖고 다니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의아하게도 아내를 두 명이나 둔 캐릭터이다.

그의 완벽한 스케줄은 가벼운 강도 사건에 휘말리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존 스미스의 실종신고로 메리 집에는 트로우튼 형사가, 바바라 집에는 포터 형사가 찾아오고, 존 스미스는 두 형사의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메리의 집 2층에 사는 백수 친구 스탠리 가드너와 온갖 거짓말을 꾸며내기 시작한다. 존 스미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을 하지만 상황은 더욱더 꼬여만 간다.

존의 백수 친구 스탠리는 친구의 거짓말을 감싸주다 자신의 덫에 걸려버린다. 하나뿐인 친구 존을 살리기 위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으로 사실상 우정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이지만 또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다. 스미스의 실종신고로 양쪽 집에 찾아온 형사 두 사람의 캐릭터 또한 정반대의 느낌이다. 존과 스탠리의 거짓말을 가장 먼저 눈치채는 형사 냄새 물씬 풍기며 카리스마 있는 젊은 형사 트로우튼, 차분한 노신사로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인간미 넘치는 형사 포터하우스의 개성 있는 연기로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재미와 에너지를 선사한다.

사람들은 일시적인 상황 모면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전개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고,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마련이다. 라이어’의 거짓말도 그렇다. 꼬리를 무는 거짓말에 그것을 덮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에 스스로를 가두며 보는 이로 해금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라이어’ 인기가 이토록 지속되는 이유는 뭘까? 위트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되는 극 상황들의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관객의 박장대소를 이끌어내는 재치만점의 대사가 아닐까 여긴다. 거기에다 궁지로 내몰릴수록 기발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해 나가는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을 사로잡고야 만다.

공연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이다. 라이어는 3탄까지 나온 시리즈물이지만 연관성은 없다. 광적인 영화팬은 아니지만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다. 하지만 영화보다는 사실 연극이나 뮤지컬을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 현장감이 살아있고 배우와 함께 숨 쉬는 듯 역동적인 감정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 기회와 시간을 쪼갤 준비만 하고 있다.

전찬호 기자  busani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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