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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실화를 모티브로 암울한 사회를 고발한 영화 ‘미쓰 백’

“그냥, 그렇게 부르라고 ...”라는 말로 대위되는 영화 ‘미쓰 백’은 극중 ‘미쓰 백’이 운명에 순응하는 삶 대신, 그녀 스스로 선택한 가명으로 이 세상에 없는 듯이 자신만의 삶을 구차하게 이어가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이지원 각본, 감독으로 올해 10월 11일에 개봉되어 상영 중인 영화 ‘미쓰 백’.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 고발적 내용을 담고 있다. 스스로를 지키려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된 주인공 백상아(한지민 분)가 자신의 어린 날 처지와 닮은 아이 김지은(김시아 분)을 만나 겪는 이야기로, 영화의 첫 장면에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하였다는 자막에서 가슴의 떨림이 있는 슬픈 아동학대 영화다.

이지원 감독은 “몇 년 전 옆집에 살고 있던 아이가 도움이 필요해 보였지만 상황 때문에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했고 그러던 중 꾸준히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 관련 뉴스를 보며 그 때의 사건이 머릿속에 맴 돌아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대강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백상아는 아동학대 피해자이다. 술에 찌들어 살며 백상아를 구박하고 폭행을 해대는 엄마, 결국 엄마는 딸을 그만 때리려고 딸을 떠나고 상아는 보육원에서 자라게 된다. 영화는 백상아의 엄마 시신이 발견되면서부터 전개가 시작된다.

얼마나 치가 떨리고 힘든 어린 시절을 지내왔는지 엄마의 시신을 애써 외면하고야 마는 고통스런 감정을 억누르며 지나온 삶들에 대한 회의로 이름마저 버리고 ‘미쓰 백’으로 마사지 숍, 세차장 등에서 힘들게 살아간다.

백상아는 고등학생 때 성폭행을 당할 뻔 했지만 근본도 없는 소녀는 돈 많고 빽 좋은 성폭행범 대신 오히려 살인미수 가해자로 낙인찍혀 수년간 복역을 하게 된다. 그 사건을 맡았던 젊은 형사 장섭(이희준 분)은 그런 그녀에 대해 측은함과 연민을 느끼며 애인 또는 남자친구 같은 존재로 백상아 엄마의 시신을 거둬주며 그녀의 곁을 지켜준다.

그런 삶 속에서 상아는 지은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학대와 버려짐을 겪었던 자신과 흡사한 가녀린 꼬마 소녀 지은이, 헝크러진 머리, 언제 씻은 지도 모르는 아이 얼굴에는 구타당한 흔적이 선명하다. 엄마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아이의 초췌한 모습에 왠지 모를 모성애가 피어나며 자꾸 지은이가 눈에 밟힌다. 지은이는 게임중독자 친아빠의 무관심과 폭력, 계모의 무차별적 폭력으로 계모가 키우는 개보다 못한 삶을 살면서 8살의 천진난만한 아이가 절대로 견딜 수 없는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는 아동학대 피해자다.

굶기는 건 기본이고 아이를 화장실에 묶어 방치해둔다. 추운 겨울이라는 설정이 더 잔인하게 다가오면서 친아빠라는 사람의 멘트에 분개감이 팽배해져 온다. 추운 겨울날씨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아이가 목이 말라 수돗물을 먹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수돗물을 못 먹게 하면서 하는 잔인한 한마디 “물을 먹으면 살 잖아 ...”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짐승보다 못한 ... 저런 삐이- 같은 인간”, 계모는 또 어떻고 참말로 인간이 아니다 그 얄팍한 이중적인 모습에 치가 떨릴 정도다. 다행히 영화는 어둠에서 시작하여 밝음으로 즉 겨울에 시작되어 봄에 끝나는 영화라 그나마 다행인 것으로 관객들은 안도한다.

“네 옆에 있을게 지켜줄게”. 피붙이도 아닌 지은이를 친부와 계모의 학대로부터 보호하고자 지은이를 무작정 데리고 떠나지만 오히려 아동납치범으로 몰리는 안타까운 설정이 이어진다. 다행히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모면하게 된다. 1년 후의 장면에서 지은이가 학교를 다니며 남자친구 엄마의 보살핌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 등이 클로즈 업 된다.

‘미쓰 백’은 아동학대를 중심으로 고아 및 전과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 독거노인 문제, 그리고 타인의 고통과 상처에 무관심하기 이를 데 없는 각박한 사회 풍조 등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부조리한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어딘가 사회의 그늘 막에서 지은이처럼 소리도 못 내고 울며, 맞는 아이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얼마나 더 있는 지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전개가 있음에도 우리 모두가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현실은 가슴 어딘가에 큰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아동학대에 대한 심각성을 널리 전하고,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우리 모두의 관심을 고취시키고자하는 데 이 영화의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찬호 기자  busani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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